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고 후 차량 수리를 경험하셨을 텐데요.
최근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 차량 수리에 사용되는 부품 선택 방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품질인증부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약관을 고치려다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선택권 보장’이라는 절충안을 내놓게 된 것입니다. 보험 전문가로서 이번 개정 내용을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 반발로 바뀐 자동차보험 개정안의 핵심
이번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은 원래 품질인증부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려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국회에서 “왜 내가 원하지도 않는 부품을 강제로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커지자, 결국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서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품질인증부품이란?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OEM 부품 대신, 국내 인증기관에서 성능을 보장받은 부품입니다. 가격은 OEM 부품보다 저렴하지만, 성능은 거의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리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1. 소비자 선택 가능
무조건 품질인증부품을 쓰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할 경우 OEM 부품을 요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단, 기본적으로는 품질인증부품을 권장하고, 소비자가 OEM 부품을 쓰고 싶다면 약관상 특약을 통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2. 신차는 예외
사고일 기준 출고 후 5년 이내 신차는 OEM 부품만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신차의 경우 감가상각이 민감하기 때문에, 품질인증부품으로 수리하면 차량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정입니다.
3. 외장 부품 중심 적용
브레이크나 휠, 조향장치 같은 주행과 직결된 부품은 OEM 부품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품질인증부품은 범퍼, 보닛, 펜더 등 외관 수리 부품에 한정해 우선 도입됩니다.
4. 환급 혜택 제공
소비자가 품질인증부품으로 수리할 경우, OEM 부품 대비 25%의 금액을 별도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아끼는 것 외에도 현금 혜택이 생긴 셈입니다.
분석
이번 개정은 소비자의 불만을 반영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자동차보험의 수리비 구조를 합리화하려는 목적이 분명합니다.
사실 그동안 사고 한 번만 나도 차량 수리비가 수백만 원에 달하면서 보험금 청구가 많아지고,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운전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지요.
이제는 성능이 입증된 저렴한 부품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신뢰도는 낮고, 실제 수리 과정에서 부품 수급 문제나 소비자와 정비업체 간의 갈등 소지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품질인증 부품에 대한 정보 제공과 사후관리, 인증 절차의 투명성 확보가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점
1. 본인의 차량이 5년 이내 신차인지 확인해보세요.
신차라면 OEM 부품으로만 수리되니 선택권이 없습니다.
2. 차량 수리 전, 어떤 부품으로 수리할 것인지 꼭 확인하세요.
보험회사와 정비소에 미리 원하는 부품 종류를 알리는 게 좋습니다.
3. 품질인증부품을 사용했다면 환급 혜택을 꼭 챙기세요.
OEM 대비 25% 환급이 가능한지 보험사에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4. 사고 시 보장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특약 가입 여부, 시세하락손해 보장 대상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번 자동차보험 개정안은 수리비 절감과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앞으로도 보험 구조가 계속 변할 수 있으니, 변경되는 약관이나 소비자 혜택은 꼼꼼히 살펴보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차량을 운전하시는 모든 분들께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